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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2.13 나의 불치병
2019. 2. 13. 23:09

나의 불치병 카테고리 없음2019. 2. 13. 23:09

나의 불치병

    내는 어떤 일에 빠져 있지 않으면 왜 외로움을 느끼는지 여태껏 답을 구하지 못했다. 공부에 취해 있을 때, 일에 취해 있을 때는 외로움을 느끼지 못했다. 나의 유일한 친구는 공부이며 일이었기 때문이다. 반대로 사람 친구가 없어 공부에 일에 취해야만 했던 거였을 수도 있다. 다남매 사이에서 컸기에 가족의 사랑을 충분히 받지 못했었는데도 스스로 막내라고 오빠, 언니들, 부모님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는 식으로 믿고 싶었다. 9남매를 낳고 키운 부모님에게는 모든 자식에게 똑같이 사랑해줄 수는 있으나 많은 관심을 줄 수는 없었던 것 같다. 특히 막내라 한편으로 질렸을지도 모른다. 집에서도 늘 외모에는 내 바로 위에 오빠를 주목하고 늘 나보고 못난이라고 놀렸다. 가족들이니까 그냥 놀린 거겠지, 사실 아닐 거야!라고 스스로 속이고 속였는데 어느 날 오빠 여친이랑 시내에 같이 나갔을 때 다른 친구에게 나를 소개시켜줬다. 우리 남친의 여동생이라고 그랬더니 "이쁘네요." 하지만 "오빠가 더 잘 생겼다" 고 그랬다. 그렇게 주변에서도 똑같은 얘기를 전해듣자 왠지 몰라 슬펐지만 아무것도 아닌 척 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어렸을 때부터 형제 자매들과 친하게 지내지 않았던 것 같긴 하다. 내 사적인 얘기도 안 하고, 언니, 오빠들의 사적인 얘기에도 그리 관심이 없었던 것이었나 보다. 내가 가족에게 관심 받을 수 있는 때가 일을 열심히 하고 성과가 나타날 때나, 열심히 공부한 탓에 좋은 성적이 나왔을 때였다. 그말은 공부하고 싶지 않았고, 일도 하기 싫었지만 자기의 마음을 억눌러 한번도 내 감정을 앞 세운 적이 없었다는 얘기다. 

     어렸을 때 동네 생활용품점 주인 아줌마가 오빠를 보고 애가 너무 착하다고 칭찬했다. 엄마랑 같이 신발이나, 옷을 사러 왔는데 싫다는 얘기를 아예 안 했다고 그렇게 칭찬한 것을 엄마는 자랑스럽게 집에서 그 얘기를 했다. 나도 그런 칭찬을 받아보고 싶어서 엄마랑 같이 그 집에 물건 사러 갔을 때마다 다 좋다는 식으로 답했다. 그래도 내가 듣고 싶은 얘기는 결코 듣지 못했다. 살갑게 사랑이라는 느낌을 못 느껴본 것 같았다. 부모자식 간의 사랑, 형제 자매 간의 사랑, 친구 간의 사랑, 연인 간의 사랑이 어떤 느낌인지도 모른다. 어렸을 때는 가난해서 주변 사람들의 관심아나 사랑은 물론이고 가족의 사랑마저 충분하게 받지 못했다. 그래서 그런지 나에게 관심 없는 사람한테 나도 관심 안 가진다고 마음을 닫아버리고 내가 해야할 도리만 하면 된다고 뭐든지 열심했던 거였다. 커서도 몸에 배여있는 그런 습관, 성격때문에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기에 친구가 별로 없었나 보다. 한국에 와서도 마찬가지였다. 내 안에 착한 콤플렉스가 가득했기에 나의 본색이 무슨 색인지도 모르겠다. 나의 불치병은 주변 사람들의 관심, 사랑이라는 영양이 실조한 병이라고 결론 지어야 될 것 같다. 

mm.aa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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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해맑은순이